불황 여파로 배우자를 고르는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최고의 신랑감으로 각광받던 사법연수원생, 의사, MBA 등도 연수원 성적이나 출신대학·연봉 등에 따라 등급이 세밀하게 매겨지고 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생과의 미팅을 앞둔 여성 한모씨(28·외국계 회사 근무)는 결혼정보회사에 "상대 남성의 연수원 성적이 어느 정도 되냐"고 물어왔다. 출신 대학은 물론이고, 몇번째 시험에서 사법고시에 합격했는지까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사법연수원생들이라도 졸업 성적이 상위권에 들지 않으면 법무법인 취업도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 8층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안모씨(59)는 딸을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시키면서 '서울대나 연·고대 졸업과 사법연수원 성적 200등 이내'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한 커플매니저는 "서울대 졸업생은 연수원 성적 300등 이내, 연·고대 졸업자는 200등 이내, 지방대는 100등 이내에 들어야 그나마 결혼얘기를 꺼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약사인 김모씨(29)는 최근 변호사 남성과의 만남을 제의받았다. 하지만 "판·검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변호사가 된 것을 보니 연수원 성적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라며 "연봉부터 알아봐달라"고 요구했다.

 

대학 강사인 이모씨(29)는 미국의 일류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갓 귀국한 남성과의 만남 주선을 거절했다. 상대 남성은 증권회사 취업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이씨는 확실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만나기가 껄끄럽다며 다른 사람을 먼저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경우에는 회사 내 입지를 확인하는 일이 다반사다. 김모씨(30)는 상대 남성에 대해 어떤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보유한 자격증은 있는지, 외국어 점수는 어느 정도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했다.

 

일등 신랑감의 대명사인 의사도 마찬가지. 요즘 여성들은 의사라 해도 전공이나 근무지, 병원의 입지까지 세세하게 따진 뒤 맞선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의 손동규 사장은 "남녀를 불문하고 배우자의 실질적인 경제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며 "경제력을 따지는 추세가 과거보다 20∼30%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굿데이 2004-02-27)

※ 푸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