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보다 네티즌이 한 수 위였다. 지난 11일 뺑소니사고를 낸 후 11시간 후에야 경찰에 출두했던 인기그룹 '클릭B'의 김상혁(21)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했음이 네티즌들에 의해 들통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오전 "재조사 결과, 김씨가 운전하기 전 술을 마셨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당시로 역산하여 김씨의 음주 수치를 산출해보면, 김씨는 11일 오전 7시40분경 서울 봉은교 3거리에서 사고를 낼 당시 혈중알콜농도 0.071%의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면허정지 기준은 0.05% 이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1일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친구 3명과 함께 소주 1병, 청하 4병을 나눠 마셨으며 친구 1명과 함께 강남구 청담동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아침 7시까지 위스키 700ml 1병과 맥주 5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11일 불구속입건으로 처리된 김씨의 신병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찰은 사고당일 조사에서는 김씨에게 차량도주 혐의만을 적용해 김씨를 돌려보냈지만, 음주운전 혐의가 병합돰에 따라 김씨는 구속 등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서경찰서는 "김씨는 물론, 김씨와 함께 술을 마신 일행, 강남구의 주점 관계자 등으로부터 김씨의 사고이전 행적을 조사해 음주운전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지만, 음주운전이 확인되기까지 네티즌들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상혁이 사고 후 11시간 후에야 경찰에 나타난 것을 놓고 네티즌과 언론들은 사고 초기부터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술을 깬 후에야 조사에 임하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와 사고현장에서 부딪혔던 택시기사 이모씨도 "김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진술했지만, 사고를 조사한 수서경찰서 교통과 류정수 반장은 "호흡 측정기 측정결과 '0'이 나왔다. (술을 마셨다면) 시간이 지나도 '0'이 나오지는 않으므로 안 마신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사고 정황과 택시기사의 증언 등을 들어 경찰의 허술한 조사를 질타했고, 급기야 일부 네티즌들이 음주운전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김상혁의 미니홈피에 글을 남긴 사람들을 역추적한 결과, 김씨의 지인 박모씨가 12일 새벽 또다른 친구 권모씨의 홈피 방명록에 "클릭B 김상혁이 그날 나랑 술먹다 걸려서 마음이 좀 그렇다"는 글을 남긴 것이다.

김씨는 11일 조사에서는 음주운전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본인 동의가 있어야 음주혈액 측정이 가능하다는 현행법의 맹점도 악용했다. 김씨와 주변인물의 얘기가 엇갈리는 데 의문을 품은 네티즌들은 홈피 방명록 화면을 캡처해 수서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퍼 올렸고, 경찰도 12일 저녁 재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음주운전이 가려짐으로써 가벼운 벌금형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연예인의 뺑소니 교통사고가 네티즌들의 활약으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아울러 "김상혁을 가급적 빨리 출두시키겠다"는 소속사 키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만 믿고 뺑소니 용의자에 대한 적극적인 검거를 회피한 경찰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씨의 음주운전이 사실로 확인되자 수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경찰의 부실수사를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못 믿을 경찰' 이미지를 심어준 이번 사건이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최정미씨는 "수사를 경찰이 아니라 네티즌이 하냐?"고 질타했고, 박상규씨는 "이런 식으로 비리가 터지는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어림없다"고 꼬집었다.

(오마이뉴스, 2005-04-13)

※ 멍청하면 3대가 고생하고, 친구가 멍청하면 몸이 고단하다…ㅎㅎ 아무리 생각해봐도 흥신소는 최고의 사업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저 글 남긴 멍청한 저 친구넘.. "난 음주 안걸려.." 아무래도 너도 X된거 같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