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김호진 교수 정치학회 학술대회서 논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주로 `산업화의 기적'이라는 그의 업적 때문이며 경제현실이 좋아지면 `박정희 향수'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호진 고려대 교수(전 노동부 장관)는 14∼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통일관에서 열릴 한국정치학회 추계 학술대회 참석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박정희를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박정희 향수'를 사회병리로 규정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는 분명 민주주의의 장례식을 치른 과오있는 국가경영자였다. 그런데도 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가"라고 묻고 "우선 그의 출신지인 영남사람들은 박정희 시대에 누렸던 긍지와 자부심을 다시 살리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김 교수는 또 "그의 딸 박근혜가 갖는 상징성도 강한 자극제의 하나"라며 "육영수 여사의 학(鶴)같은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이미지를 빼어닮은 박근혜를 통해 박정희 시대로 빠져드는 환상에 젖는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러나 "이는 본질은 아니고 향수의 원천은 뭐니뭐니 해도 그가 이룩한 산업화의 기적"이라며 "3∼4월이면 보릿고개를 겪던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게바로 박정희의 근대화 종교였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박정희를 기리는 다른 이유는 그가 개발형 독재자였을 뿐 착취형 독재자는 아니라는 데 있다"며 "그는 독재자였고 족벌정치의 폐습도 남겼지만 부패가 드러난 게 없고 친ㆍ인척 비리로 세론의 화살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박정희 향수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요원하게 느껴지는답답한 경제현실에 대한 반사심리의 속성도 띠고 있다"며 "그러나 경제사정이 좋아지면 박정희 향수라는 사회 병리는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유신 당시 한국사회는 이미 초기 산업화 단계를 지나 중화학공업 단계로 이행하고 있었고 국민들의 기대욕구도 빵을 우선시하던 신민(臣民)단계에서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시민단계로 급변하고 있었다"고 유신의 경직성을 비판했다.그는 이어 "박정희의 리더십도 배타적 경직성을 탈피하고 포용력있는 유연성을발휘할 필요가 있었으나 억압의 채찍에 의존했다"면서 "이는 산업화와 시민사회의성장에 역행하는 무리수였고 박정희가 범한 결정적인 리더십의 오류"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2004.10.11)
※ 신문 게시판엔 이 글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사람이 많던데.. 내가 보기엔 정확한 분석이라 생각한다.
함께 나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