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년,
석사시절 모교수님이 진행하던 AI관련 수업이 있었다. Expert Systems라는 책이 교재였는데 인간의 지식과 추론과정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고 실습으로 프로그래밍하는 수업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일종의 다이나모 스크립트를 아주 불편한 환경에서 하드코딩했던 것 같다.
당시 수업 중 교수님께서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23년,
무려 22년이 지나 chatGPT가 세상에 나왔을 때, 별 감흥은 없었다.
그저 석사시절의 수업내용이 소환되었던 정도?

 

24년,
뉴스, 인터넷, 회사 조직의 변화 등 AI의 발전이 점점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개인적(?)인 스터디를 시작했다.
과연 AI는 건설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
나의 전문분야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들이 뇌리에 꽂혔고, 새로운 모델이 발표될 때 마다 동일한 질문들로 테스트 하기 시작했다.

 

25년,
chatGPT 4, 4o, 5, Gemini 3.0. 버전이 올라갈 때마다
동일한 도면, 이미지, 스크립트 등으로 테스트를 하면서 AI의 발전속도에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AI의 한계와 건설분야의 높은 진입장벽에 안심하기도 했다.
이 시기 부터 LLM과 같은 거대 공간모델이 학습되지 않는 한 건설분야 AI는 부분적 활용에 머무를 것이며
전면적인 활용은 최소 10년은 필요할 것 같다 라고 떠들고 다녔던 것 같다.

 

26년, 5월
Gemini 3.5 발표 후 김대표가 보내 준 웹기반 가구배치 시뮬레이션을 봤다.
이걸 본 후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AI가 말을 할 수 있게 된 절차처럼
거대 공간모델을 학습한 후 언어를 조합하 듯 공간을 생성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공간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도 있겠구나
어쩌면 공간모델을 학습하는 방식 자체도 자본이 많이 필요한 지도학습이나 튜닝없이
AI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할 수도 있겠구나”

 

26년, 9월
Astra가 발표되었다. 인류최초의 AGI라는 발표에 최근 클로드에 밀린 OpenAI의 마케팅 수사구나 했다.
도면을 건네주고 모델링을 시켜봤다.
결과는 나의 주장과 예측이 철저히 부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언어기반의 업무나 이미지/영상과 같은 분야에만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엔지니어링 분야에도 전방위적인 혁신과 조정이 일어날 것 같다.

은퇴가 얼마 안남은 나 하나 사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부서의 저연차들, 나아가 자녀들까지 과연 저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있을까 하는 실존적 문제로 확장되었다.

불안의 원인은 예측불가성이라고 하는데, 요즘 세상은 예측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