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dia Cheng                                                Calla Lily

Robert Mapplethorpe                                     Robert Mapplethorpe

간간히 사진에 대해 정리를 해 볼까 한다. 그 첫 대상은 격렬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Robert Mapplethorpe이다. Mapplethorpe에 대해 내가 알게 된 계기는 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한동안 사진에 빠져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때 슬라이드로 그의 사진 몇 점을 보면서 그에 대한 관심을 키웠던 것 같다. Mapplethorpe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는 대부분 Selfportrait와 인물 사진, 꽃 사진에 특이한 감각을 가진 작가라는 평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보다는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포르노에 가까운 사진들, 게이를 비롯한 S&M(새대즘과 마조키즘)을 주제로 한 과감한 사진들, 그 자신이 동성애자였던 것 등 그의 독특한 삶과 작업스타일일 것이다. 이렇게 그의 작품들이 극단적이었듯이 그의 삶 역시 드라마틱 했다.

Mapplethorpe는 1946년 뉴욕의 롱아일랜드의 전형적인 카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랐으나 안정적이고, 아무런 변화가 없는 시골 생활을 못 견디고 집을 떠날 생각만 하던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뉴욕의 Pratt Institute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릎 쓰고 그때부터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 하에 전공을 광고디자인에서 그래픽 아트로 바꾼다. 졸업과 더불어 록 가수이자 전위 예술가였던 Patti Smith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못하고 그들은 헤어지고, 이를 계기로 Mapplethorpe는 오랜 카톨릭 분위기에서 자라 스스로 죄의식을 갖고 자제하던 게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동성 연예자로 1970년대를 활동해 나가던 Mapplethorpe는 주변에 다양한 동성연예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예술적 활동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때부터 게이나 성에 대한 사진을 주로 찍게 된다. 이러한 Sex에 대한 탐닉은 꽃에 이르러 정점에 달하는데 남성 누드와 구별이 되지 않는 에로티시즘이 꽃에 드러나는 사진을 찍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Mapplethorpe는 위에 붙은 수식만큼 전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으며, 카톨릭 단체를 포함한 여러 단체들에게서 극렬한 비난을 받았다.

그의 성에 대한 탐닉은 80년대 초 AIDS의 창궐과 함께 막을 내린다.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서서히 AIDS로 죽어가면서 그도 불안에 떨게 된다. 결국 Mapplethorpe 역시 AIDS에 걸려 언제 죽음의 사자가 찾아올지 모를 상황이 된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재산의 일부를 AIDS 퇴치 재단에 헌납할 것을 종용하지만 그는 아카데미상과 비슷한 사진관련 상을 만들고 싶어 처음에는 거절한다. 그러나 병세가 깊어지면서 마음이 변한 그는 일부를 AIDS 재단에 기증할 것을 허락한다. 그가 AIDS에 걸렸다는 소문과 함께 오히려 그의 명성은 더해 가고 그의 회고전이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열리게 되었다. 하지만 1988년 필라델피아의 현대예술관에서 열리기로 한 전시회에 병이 깊어 참석할 수 없었던 Mapplethorpe는 더욱더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결국 1989년 3월 9일 오전 5시, 그의 나이 42세라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실로 다양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계속 일관성 있게 작업을 한 것은 초상 사진이었다. 상반신 사진을 추로 찍게 되는 초상사진의 특성상 단조로울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진은 인물의 특성이 살아 있다. 그는 한 사람의 초상 사진을 찍고 나서 가장 좋은 사진을 고를 때 그 선택권을 본인에게 주지 않고 자기가 했다고 한다. 사진가의 눈을 통해 선택된 것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인터넷에 Mapplethorpe의 작품이 한정적이라 진짜 올리고 싶었던 사진은 못 올렸다. 구할 수 있는 사진 중에서 그나마 상태가 낮은(?) 걸로 선정을 했다. 사람들이 괜히 이상하게 볼까봐서리.. Mapplethorpe 역시 그래서 꽃 사진을 찍었나 보다.. 게이사진은 안방에 걸기엔 점 무리가 있어 팔리지 않았을테니.. 뉴욕에서 그의 작품집을 사려다 엄청난 금액에 주저했던 것이 못내 아쉬운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