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개인으로는 훌륭하나 모래알처 럼 흩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비해, 일본인은 개인으로는 좀 떨어 지나 집단으로 단결은 잘한다'는 말이 있다. 또 '중국에서 사 업을 하는 이가 중국인 특유의 인간 관계를 이해하고 여기에 성 공하지 못하면 사업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중국의 연고주 의를 강조하는 말도 인구에 회자된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적어도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기업체 종 사자에게는 들어맞지 않는 선입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적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집단주의 성 향이 강하고, 한국인이 중국인보다 연고주의가 강한 것으로 드러 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울산대 인문학연구소 동아시아센터가 한국의 한길 리서치와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사회연구소, 일본의 게인리서치 에 각각 의뢰,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한,중,일 3국의 기 업체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한국은 수도권, 중국은 상하이, 일본은 도쿄에 각각 소재한 기업 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일 3국 기업의 의사소통 구조 비교'연구에 따르면 3국의 기업내 개인주의와 집합주의, 위계질서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의식은 기존의 관념과 상당부 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측정한 개인주의와 집합주의 성향조사에 따르면 한 ,중,일 3국의 기업체 종사자 가운데 한국이 4.8(만점 7)로 가 장 높은 집합주의적 성향을 나타냈으며, 중국은 4.1로 그 다음이 었고, 일본이 3.5로 가장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였다. 예를 들 어 '회사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다'는 문항에서 한국의 경우 조사대상의 56.6%가 긍정적, 26.6%가 부정적 응답을 한 것에 비해 일본의 긍정적 응답자는 14.8%에 불과하고 부정적 응답자의 비율은 65.4%에 이르렀다. 중국은 긍정과 부정 적 응답자의 비율이 각각 34.6%와 52%였다.

또 회사의 위계질서에 대한 존중 등 권위주의와 평등주의를 묻는 문항에서 중국이 4.7(만점 7)로 가장 높은 권위주의 성향을 보 인 반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3.8로 평등주의적 성향이 강했다.

이에 따라 사내 위계 질서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서 중국은 77.6%가 긍정, 20.4%가 부정적 응답을 한 것에 비해 일본은 긍정 13.4%, 부정 66.4%로 중국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한국은 부정 53.6%, 긍정 35%로 일본과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기업조직 내부에서 학연, 혈연, 지연, 업연(과거의 직장동료) 등 으로 구성된 연고주의에 대한 영향은 한국 2.9(만점 5), 일본 2.8, 중국 2.5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 한국의 연고주의 성향이 중 국보다 높아 중국이 관계를 중시하는 나라라는 선입견은 사실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고주의를 유형별로 보면 한국이 학연과 지연을 중시하는 것에 비해 일본은 업연에 큰 영향을 받 는 것으로 차이를 보였으며 중국은 혈연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직(제도)과 사람으로 나누어 실시된 기업에 대한 신뢰 조사 결과 3국 모두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제도에 대한 신뢰도보다 높았다. 제도에 대한 신뢰는 중국 3.35(만점 5), 한국 3.0, 일본 2.47 순인데 비해 사람에 대한 신뢰는 한국 3.56, 중국 3.38, 일본 3.18순이었다. 연구팀은 “한,중,일 3국 모두 제도보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은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를 사회생활 의 기반으로 삼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개인 사이의 규범적 관계를 중시하는 유교적 사회윤리관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경영진과 일반직원으로 나누어 실시한 조사 에서도 3국은 차이를 보였는데,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중국이 3.54로 가장 높고, 일본이 2.93으로 가장 낮은데 비해 상사, 동료, 부하에 대한 신뢰는 한국이 3.65로 가장 높고, 중국이 3.24로 가장 낮았다.

(문화일보, 2004-02-23)

※ 이것도 재미있군.. 예상은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