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 i, 사진가 : torero)

사진관련 홈페이지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과연 사진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사진은 발견이다. 사진은 결정적인 순간이다. 사진은 이미지이다. 기타등등.. 이 모든 미학적 선문답들이 머리통속에서 충돌을 일으키어 어떤 사진에 대한 판단을 할라치면 갖가지 기준들로 흔들릴때가 부지기수이다. 새로운 시각을 발견한 사진도 추천, 새로운 색감도 추천, 결정적인 순간도 추천, 독특한 이미지도 추천.. 이러다 보면.. 도대체 내 생각은 없고, 타인의 기준들만이 나에게 넘쳐나는 것 같다.

한때 건축디자인이 나의 평생 업이라 생각했었을 때 나는 미학적 헷갈림에 고민했던 적이 있다. 진정한 건축은 무엇일까? 내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의 방향은 무엇일까? 디자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예술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이란 어떤것일까? 로 확대되었고, 오늘날 나의 취향(?)을 결정지은 것 같기도 하다. 그 당시 이런 소모적인 돈 안되는 고민에 대한 자의적 해답으로 "예술은 개인적이고, 취향의 문제이다"로 성급하게 결론 지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사진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헷갈림이 최근 다시 나의 사고의 수면위로 떠오른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아마도 가상공간 속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만으로 일종의 평가(추천)에 대한 반발심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예술로 이해한다고 할 때, 예술을 이해하는 방법 중에 효과적인 것이 작가론일진데 이러한 작가주의가 소외된채 one shot one kill만을 외치는 듯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이기에 타인의 평가에 항상 자유롭지 못하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제외하고 사고할 수 없으며, 이러한 욕구는 결국 내 사진이 아닌 남의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기에 근본적인 한계에 대해 반성 해본다.

난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분야에 대한 열정, 한 사람에 대한 관심, 이웃에 대한 태도.. 모든 부분에 있어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 사진 역시 이러한 사고의 연장선 상에서 남을 위한 사진이 아닌 내가 표현하고 싶은 사진을 찍고 싶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내가 그림을 잘 그렸다면 난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