펴온글입니다

(출처:http://cafe.daum.net/baesua)

해장국이란 속을 푸는 물기가 많은 음식을 이르는 이름입니다.

고로 "저는 원래 피자(PIZZA)로 속을 푸는데요"라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콤비네이션 피자가 해장국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원래 술을 마시면 나중에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분이 필요하게 되고,

비타민과 단백질의 소모가 많아지는 이유로 음식섭취를 통해,

술로 인해 파괴된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해주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해장국은 수분과 단백질, 철분, 지친 간을 해독한다는

아미노산 등 영양분을 골고루 갖춘 과학적인 음식인 것이죠.

세계적으로 국물음식이 발달한 이 땅에서 아름다운 해장문화의 꽃이

피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란 이야기지요.

견해에 따라선 매운 양념이 술로 헐어버린 위벽을 달래기는커녕

오히려 자극해서 위에 좋지 않다는 설도 있지만

쓰린 속이 풀린다는 데, 양잿물인들 못 마시겠습니까?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장가도 안가고

아직 부모님 집에서 서식하는 저는 언젠가부터

단호한 금주정책을 펴시는 부모님의 견제를 온몸으로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해장 방해전술]이 그것인데요…

간밤에 잔뜩 퍼마시고 아침에 비몽사몽 깨어 식탁에 앉은 저는

화사하게 차려진 식탁에 그저 놀랄 따름입니다.

비엔나 소시지를 곁들인 닭고기 카레라이스.

혹시나 하고 국물음식을 찾아보지만,

식탁 한구석에 닭 강정과 꼬마 돈까스가 사이좋게

한 접시생활을 하고 있음을 봐야만 하지요.

"왜? 입맛이 없니? 그래도 (카레를) 얹어놓은 것이니 다 먹어야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저는 감히 불효를 저지를 수 없기에

무조건 그 우아한 식사를 다 마쳐야만 하지요.

물론 어머니께선 당신의 자식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이유로

해장국에 기대어 폭음하지 말기를 바라시는 마음에서 나온

'사랑의 카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암보험을 두개나 가입한 사실과는 절대 상관이 없겠죠.^^;;

자아! 이제 곁가지는 꺾어내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밤새 술을 마시고, 날 밝으면 해장을 하고

또 어두워지면 술을 마시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신 독자 여러분.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이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우리에겐 해장국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위장 속에 딱따구리가 들어 있는 듯한 아침의 고통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기에

든든한 빽을 가진 내무실 졸병처럼 다리 쭈욱 뻗고,

당당하게 마실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늘 술을 마시다보니까 이렇게 대단한 효과를 지닌

고마운 해장국이란 녀석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열망이 생겨서

한번 연구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연구의 많은 시간을 임상실험(?)을 통하고

음주빈도가 높은 표본들을 주위에서 채집해 집대성한

신뢰도가 높은 연구결과입니다. 그 결과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하자면

우선 해장국은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고유음식입니다.

옛날 각종 문화 전반에 걸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지만

국물음식을 해장용으로 먹는다는 소릴 들어본 적 없습니다.

얌차(飮茶)라고 부르는 식사 때 茶나 우롱차(烏龍茶)로

해장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도 아침에 국물요리 없이

커피와 계란 따위로 해장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술을 마시지 않은 날도 커피를 마시니까

특별한 해장 아이템은 없다고 볼 수 있죠.

(주미특파원 선배들이 곧잘 시도한다는 오렌지 주스 해장 법은

차마 시도해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식단이 그나마 비슷하다는 옆 나라 일본의 경우,

원래 우리 민족만큼이나 과음을 하지도 않지만 술을 많이 마시고 나면,

집에 들어가다가 전철역 근처 야타이(屋台)에서 라멘(라면)으로

미리 속을 풀지요. 그네들 나름대로의 해장국인 셈입니다.

그리고 간혹 아침에 미소시루를 끓여서 속을 푸는 경우도 있다지만

주로 재일 동포들의 경우거나 한국인들의 해장국을

모방한 것이라 하구요.

출근거리가 멀기에 아침이 바쁜 일본인들은

대부분 불쌍하게도 빵을 먹는답니다.

해장국으로 떠먹으면 딱 좋을 것같은

일명 나베모노(鍋物)라 불리는 탕요리는 어디까지나 저녁요리라지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즐겨먹는 해장국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서 말한 속을 풀어내는 기능을 가진 국이야

예부터 여러 가지로 전해 내려왔지만,

원래 '해장국'이란 이름은 역사가 120여년 밖에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인천이 원조로서 창자를 푼다는 '해정'이라는 말에서

연유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부두노동자들이 많던 그곳에서 된장국에 쇠고기와 뼈를 넣고 끓여

고춧가루로 양념을 한 국을 이르는 말이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다양하게 쓰이는 재료로 구분을 해서

이름 앞에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식으로 해장국의 종류를 나누어 보자면..

전주 남부시장에서 유명하다는 아스파라긴 산의 보고

콩나물해장국, 해장국의 대명사 북어국(황태해장국 포함).

청진동 사골해장국, 충청 영동권의 명물 올갱이 해장국,

그 인기가 전국구인 선지해장국, 마산의 물텀벙(아귀)해장국,

부산의 재첩국과 복국, 심심하게 멸치나 조개로 우려낸 파국,

우거지 해장국….등.

이밖에도 수많은 재료들이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물회'라 하여 찬물에 오징어 회를 말아먹는 것도

역시 동해안 지방에서는 해장국으로 쓰이고 있죠.

이와 같이 우리 조상님들은 주변에서 갖은 재료들을 발견,

중국 고사에 나오는 神農氏처럼 직접 당신들의 쓰린 속에

임상실험으로 적용해 보고 이처럼 효과만점의 수많은 해장국들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도 속 한번 잘 풀었습니다)

이처럼 술을 즐기는 사람이면 누구나 저마다의 해장국을 가지고 있는데

독자 여러분만의 독특하고 탁월한 해장법이 있으면

이곳에다가 소개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좋은 해장국을 주는 이는 술을 사주는 이만큼이나 고마우니까요

그러고 보면 해장국은 술의 입장으로 보면

자신의 세력(알코올)을 약화시키려는 적이겠지만

다음날도 걱정해야하는 술꾼들에게는 돈 키호테의 로시난테처럼

정말 궁합 좋은 동지가 아닌가 합니다.

좋은 이들과 맛난 음식을 멋진 곳에 두고 기분 좋게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숙취의 괴로움에 하루종일 후회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해장은 술자리의 화려한 맺음이자

다음 술자리의 시작인 것입니다.

해장선진국에서 태어나 술을 배운 덕에,

모두 잠든 밤을 열심히 살아가는 술꾼 여러분.

무언가 응어리지기 쉬운 요새 세상 삶을 걸어가는 길에,

모 강정음료 광고처럼 그 날의 맺힌 것은 술자릴 통해 풀고,

그렇게 취한 속은 해장국으로 풀어야 하는 법.

우리 다함께 속풀고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