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8 오전 10:00….외할아버지가 가셨습니다.
1915년 11월 15일에 나셔서, 꼬박 90여년 하고도 13일을 사시고.. 그렇게 가셨습니다.
손이 귀한 밀양 박氏의 5대 독자로 나셔서.. 평생을 남에게 큰소리 한번 안치시고, 몸 약하셨던 할머니 뒷바라지하랴..
금쪽같은 4남매를 위해 얕은 꾀한번 안 부리시고, 묵묵히 일만 하시던 할아버님 이셨습니다.
법 없이도 사실 분이셨기에.. 주변 사람 빚 보증서시다 집도 몇 번 넘어가실 뻔 하시고..
사람 좋아하고 약주 좋아하시던 그런 선하신 분이셨습니다.
어수선한 전란 끝에 용산동에 터를 잡으시고, 목사님을 집으로 모시고..
예배를 드리던, 그렇게 시작된 교회는 올해로 50년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첫째 손자였던 저를 무척이나 귀여워 해주시던 할아버님 이셨습니다.
형편이 좋지 못하던 큰딸이 맡기고 간 손자를.. 금이야 옥이야 돌봐주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할아버님은 평생을 선하게만 살다 가셨습니다.
그런 할아버님… 가실때도.. 참.. 자식 생각, 할머니 생각 하시다 가시더군요.
심장으로 쓰러지셔서 4년을 고생만 하시다가.. 할머니 힘드시다고 전문 시설에 가시고..
곧 닥칠 이 날을 아셨는지 할머니 혼자 지내실 연습시키시고,
자식들 가신 날에 힘들게 안하시려고..병원이며, 날씨며, 심지어 묘자리까지 애 안먹게끔 하시고..
숙모님 꿈에 나타나.. 먼저 가노라 일러주시기 까지 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런 할아버님이 가셨습니다..
90년이나 사셨지만, 평생을 착하게만 사시던 그런 할아버님이 가셨네요..
남들은 호상이라 말하지만..
고생을 너무 하셔서.. 오히려 잘되셨다 말들 하지만…
전…. 전… 그냥 맘이 안 좋네요…
* paradiso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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